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험은 객관식입니다(가끔은 ‘찍기 시험’이라고도 하지요). 반면 빈칸을 채워 넣어야 하는 시험은 훨씬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하나 내보겠습니다.
“_____은(는) _____이(가) 함께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는 죽은 것입니다.”
이 문장은 야고보서 2장 17절에서 가져온 말로, 야고보는 지식과 믿음에 치우친 기독교 신앙의 표현 속에 남아 있는 ‘빈칸들’을 하나하나 채워 줍니다. 믿음(혹은 신념)이라는 말 옆에, 그는 사랑과 빛의 ‘행위’(혹은 행동)를 함께 적어 넣습니다.
성도의 삶과 교회의 삶에서 믿음과 행동을 함께 붙드는 일만큼 어려운 것도 드뭅니다. 말씀의 아름다움과 능력을 깊이 묵상하다 보면, 우리는 세상의 복잡함에서 한 걸음 물러나 그 안에서 안락함을 찾기 쉽습니다. 반대로 사랑의 행동에 온 힘을 쏟다 보면, 복음의 메시지가 지닌 변화의 능력을 뒤로 미뤄 두기도 합니다. 그러나 믿음과 행동, 신앙과 실천, 빛과 사랑이 만나는 바로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성령은 교회를 새롭게 하십니다.
2024–2025년에 북미 전역에서 열린 CRC 교단 노회·지역 단위 Gather 모임은 교회 회복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회복을 경험하는 교회들에서 구체적인 사랑의 행동과 복음의 나눔이 언제나 함께 나타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지역 학교에서 멘토링 사역을 감당하는 여러 교회들에서는, 부모와 아이들이 예수님의 메시지에 마음을 열고 주일 예배로 나아오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식료품 나눔, 상담, 중독 회복 지원과 같은 지역 섬김에 힘쓰는 교회들에서는, 믿지 않던 이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는 열매를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구체적인 행동으로 드러난 그리스도의 사랑은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복음의 빛으로 이끕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우리의 ‘빈칸’을 믿음과 행동으로 채우실 때 삶과 공동체는 분명히 변화합니다.
이것이 바로 야고보가 2장 17절에서 말하고자 했던 핵심입니다. 당시 야고보 공동체 안에는 복음의 내용을 믿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여기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얻는 것은 율법의 행위에 있지 않고 믿음으로 되는 줄 우리가 인정하노라”(롬 3:28)는 바울의 말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야고보가 보기에, 지성에만 머무는 믿음은 여전히 채워지지 않은 빈칸이었고, 열매를 맺지 못하는 뿌리와 같았습니다. 그가 말한 살아 있고 생동하는 믿음은 고아를 돌보고 과부를 도우며, 헐벗은 이를 입히고 굶주린 이를 먹이는 삶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믿음과 행동을 함께 붙든다고 해서 교회가 자동으로 ‘부흥’한다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화된 생각입니다. 무엇이 ‘부흥’인지에 대한 기준부터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큰 건물과 넉넉한 예산, 가득 찬 좌석을 가진 교회가 복이 있다”고 말씀하신 적은 없습니다. 인구 변화나 지역 환경 같은 요소들이 교회의 작은 규모와 숫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런 교회들을 부흥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믿음에는 행위가, 신념에는 실천이, 빛에는 사랑이 함께해야 합니다. 이것이 성령께서 우리의 교회들을 회복으로 이끄시기 위해 채우시는 빈칸들입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조합은 CRC 교회들의 핵심 정체성과도 깊이 맞닿아 있습니다. 개혁교회 전통 속에서 우리는 전인적 사역을 믿습니다. 곧 믿음은 행동으로 이어지고, 말씀은 실천으로 드러나며, 선포는 삶의 증거로 완성되는 사역입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사역에 동참하여 하나님의 나라의 복음을 가지고 모든 이들로 하여금 그리스도를 알고 믿도록 하는 사명으로 보냄을 받았다. 교회는 또한 회개하고 믿는 모든 이들의 죄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용서되고 새 생명을 얻는다는 확신을 모든 이에게 선포하도록 보냄을 받았다. 성령께서는 모든 성도들이 자신의 이웃과 세상의 삶에서 배고픈 자에게 음식을 주며, 목마른 자에게 물을 주며, 길잃은 자를 환대하며, 헐벗은 자를 입히며, 아픈 자를 돌보며, 갇힌 자를 풀어주면서 하나님의 사명으로 살 것을 요구하신다. 이러한 사명이 바로 우리 자신들의 소명이기에 우리는 이 사역을 소수의 사람들에게 맡겼던 것을 회개한다." (우리의 세상은 하나님의 것이다, 41)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과 교회 안에 빛과 사랑으로 빈칸을 채우시고, 성령의 능력으로 우리를 새롭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About the Author
Rev. Zachary King is the general secretary of the CRCNA. He is a member of Cascade Fellowship Christian Reformed Church in Grand Rapids, Mi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