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주일 아침 예배 중 신앙을 고백하는 한 청년의 간증을 들으며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가 입교교인(confessing member)이 되기로 결심하게 된 데에는 직장에서 만난 신앙 깊은 선배의 영향이 컸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선배의 따뜻한 관심과 진솔한 대화를 통해 그 청년이 예수님과의 관계를 더욱 깊이 쌓아가도록 이끄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사도행전의 대표적인 제자훈련 인물 셋이 생각났습니다. 그 시작은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형제 바나바였습니다. 그는 지중해의 섬 구브로 출신의 부유한 유대인이었지만, 그 외의 삶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사도행전 4장에서는 예루살렘 초대 교회의 필요를 채워 주었고, 9장에서는 박해자에서 회심한 사울을 따뜻하게 돌보았습니다. 이후 예루살렘에서의 사역을 마친 바나바는 사울을 그의 고향 다소로 돌려보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예루살렘 교회는 빠르게 성장하던 안디옥 교회에 바나바를 파송했습니다. 안디옥에 도착한 그는 곧바로 다소로 가서 사울을 찾아 함께 사역했습니다. 이후 안디옥 교회는 바나바와 사울을 구브로와 소아시아 지역으로 보내게 됩니다(행 13:1-3). 바나바가 사울을 제자훈련한 이후, 사도행전 13장부터는 누가의 시선이 사울, 곧 바울에게로 옮겨가면서 바나바는 자연스럽게 뒤로 물러납니다.
바울은 제자훈련에 있어서 탁월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디모데는 그에게 더 특별한 제자였습니다. 바울은 2차 선교 여행 중 루스드라에서 디모데를 만났고, 유대인 어머니와 헬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를 동역자로 삼았습니다. 디모데는 이후 바울의 사역에 동행하며 신약성경의 여섯 개 서신에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바울은 생애의 마지막 시기에 디모데후서 4장에서, 지난 2,000년 동안 수많은 목회자들에게 힘이 되어 온 권면의 말씀을 디모데에게 전합니다.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 범사에 오래 참음과 가르침으로 경책하며 경계하며 권하라.”
만일 바나바가 교회의 원수로 악명 높던 바리새인 사울과 친구가 되어 그를 제자 삼으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지 않았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또 바울이 전도 사역에만 몰두하고 디모데(또는 실라, 누가, 오네시모, 요한 마가 등)와 같은 이들에게 멘토가 되어주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적어도 세 세대에 걸친 제자들이 사라졌을 것입니다. 초대 교회는 성장하는 대신 정체되고, 땅 끝까지 복음이 전파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행 1:8).
세대 간 제자훈련의 중요성은 북미 전역의 49개 CRC 노회 리더들과 교인들이 참여한 Gather 모임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되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crcna.org/gather 참조). Gather의 목적은 하나님께서 CRC 교회들을 새롭게 하시는 것을 목격하고 나누는 것이었고, 우리는 실제로 그것을 확인했습니다.
총 10번의 행사에서, CRC 교인들은 교회 내 성숙한 성도들이 어떻게 새로운 성도들을 제자로 세웠는지에 관한 실제 사례들을 나누었습니다. 이러한 ‘세대 간 제자 훈련’의 결과는 복음 전파와 새로운 리더의 양성, 그리고 지역 교회와 전 세계 교회, 공동체 사이에 맺어진 결실 있고 의미 있는 관계로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제자훈련은 CRC 교단 사역 계획의 두 번째 주요 이정표로 자리하고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crcna.org/OurJourney 참조).
그렇다면 지역 교회에서 세대 간 제자 훈련은 어떤 모습으로 이루어져야 할까요? CRC 교인들이 오랜 세월 이어온 전통적인 제자훈련 방식들은 지금도 여전히 좋은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교리문답 교육, 신앙고백반, 청소년 그룹, 멘토링 프로그램 등이 있으며,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젊은 신자들이 신앙의 선배들과 연결되어 함께 성장하도록 돕는 교회 사역의 핵심적인 부분을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Gather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서로 다른 신앙의 계절을 지나고 있는 성도들이 정기적으로 만나 깊이 있는 관계를 맺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습니다. 이런 만남 속에서 성도들은 삶을 함께 나누며,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기쁨과 도전, 유혹 속에 말씀과 기도를 적용해 나갑니다. 그렇게 자연스러운 영적 성장이 일어납니다.
저는 종종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그분의 나라에 어떤 유산을 남기길 바라실까?” 훌륭한 설교나 리더십 노트, 혹은 신학적 업적일까요?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다면, 함께한 삶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믿음이 자라난 형제자매들을 참된 유산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한 세대가 다음 세대를 세워 가듯이 말입니다.
About the Author
Rev. Zachary King is the general secretary of the CRCNA. He is a member of Cascade Fellowship Christian Reformed Church in Grand Rapids, Mi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