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과 불확실한 시기에는 움츠러들어 자신만을 돌보고 싶어지는 강한 유혹을 받습니다. 교회 안에서도 목회자가 떠나는 힘겨운 상황이나 고통스러운 분열로 인해 교인들이 떠날 때 이런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가정이나 교회 안의 건강하지 못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한 어느 정도 자기 성찰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초대 교회를 떠올려 보십시오. 그 교회의 창시자이자 메시아는 배신당해 죽임을 당했고, 신자들은 박해와 순교를 겪었습니다. 세례 요한, 스데반,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 그리고 결국 베드로와 바울까지 선지자와 제자, 사도들이 잇달아 희생되었습니다. 교회는 구약 율법 준수 문제로 큰 분열을 겪었으며, 공적·사적 차원에서 도덕적 문제도 많았습니다. 초대교회야말로 움츠러들어 자신들만 지킨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정반대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15:19-20에서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표적과 기사의 능력으로 성령의 능력으로 이루어졌으며 그리하여 내가 예루살렘으로부터 두루 행하여 일루리곤까지 그리스도의 복음을 편만하게 전하였노라 또 내가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곳에는 복음을 전하지 않기를 힘썼노니 이는 남의 터 위에 건축하지 아니하려 함이라." 초대 교회는 바울, 바나바, 디모데, 실라, 마가 요한, 누가 등 수많은 선교사들을 파송하여 예루살렘에서 시작해 일루리곤(오늘날의 발칸 지역), 로마, 나아가 스페인과 페르시아에 이르기까지 모든 민족과 부족, 언어의 사람들을 복음으로 불러 모았습니다. 작고 연약하며 박해받아 흩어진 신자들이 어떻게 해서 “그리스도가 알려지지 않은 곳에 복음을 전하려는” 열정을 가질 수 있었을까요?
오순절에 제자들은 예수께서 약속하신 “위로부터 능력”을 기다리며 한 방에 모여 있었습니다. 오순절 이후, 성령께서는 그들을 크고, 넓고, 두려운 세상 속으로 내보냈습니다. 실제로 성도들이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라 불린 곳은 예루살렘에서 수백 마일 떨어진 안디옥이었습니다.
2,000년이 지난 지금, 우리 CRC 교단에게 이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오늘날 CRC 교회들도 초대 교회와 마찬가지로 격변을 겪고 있고 미래는 불투명합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지금 우리에게 움츠려 있기보다 시선을 넓혀 주변을 바라보라고 부르신다고 믿습니다.
첫째,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시선을 넓혀 전 세계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넓은 비전을 품으라고 부르십니다. CRC 교회의 약 4분의 1은 비백인 성도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중 상당수는 이민자들입니다. 또한 많은 백인 중심 교회들도 점차 더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되며 한층 더 풍성한 축복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민자 성도들 가운데는 여전히 전 세계의 가족과 친구, 교회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국제적 관계는 북미를 넘어 상호 학습과 성장, 교회 개척과 선교의 기회를 열어 줍니다.
CRC 교단 총회는 교회와 노회, 그리고 교단 전체가 전 세계 교회들과 더 깊이 연결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제안하기 위해 ‘글로벌 비전 실행팀(Global Vision Implementation Team)’을 꾸렸습니다. 저 역시 이 일에 함께할 수 있는 큰 은혜를 누리고 있습니다.
북미, 특히 미국에서의 이민 정책과 집행이 점점 더 엄격해지고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는 사실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그러나 CRC 교단은 언제나 성경과 신앙고백에 따라 이민자, 이주민, 난민들을 향한 사랑과 환대의 태도를 지켜 왔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crcna.org/welcome/beliefs/position-statements/immigration-and-refugees참조)
둘째, 하나님은 우리에게 시선을 넓혀 복음 선교의 부르심을 따르라고 하십니다. 성경과 신앙고백은 하나님께서 믿는 자들을 영원 전부터 택하시고 구원의 선물을 주셨다고 가르칩니다(엡 1). 그러나 우리는 은혜로 구원받아, 이 깨어지고 상처 입은 세상에 그리스도의 자비를 전하는 대사로 부름 받았습니다. 예수님의 사명은 복음 선포에 그치지 않고 자비와 친절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행동까지 포함합니다. 우리 교회는 하나님께서 "미리 준비해 두신 선한 일"(엡 2:10)에 얼마나 힘과 정성을 쏟고 있습니까?
마지막으로, 우리는 CRC 교단의 공동 사역과 산하기관들을 돌아보며, 그 안의 축복을 함께 누릴 수 있습니다. 이번 호 <배너>에서는 이러한 교단 사역들이 지역 CRC 교회들이 선교적 부르심을 따라갈 수 있도록 어떻게 이끌고 지원하는지 소개합니다. 이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깊은 도전을 주며, 초대 교회가 땅끝까지 사도들을 파송하게 했던 복음의 부르심에 세대마다 순종해 온 CRC 성도들의 믿음의 발자취를 보여 줍니다. 우리 공동 사명의 지경을 더욱 넓히기 위해, 이 사역들은 CRC 교회와 성도들의 적극적인 후원을 필요로 합니다. 여러분은 헌금과 기도, 봉사를 통해 이 놀라운 사역에 함께하시겠습니까? 이것이야말로 CRC 성도들이 시선을 넓혀, 하나님의 크신 세상 속에서 하나님께서 이루고 계신 일을 함께 바라보고 참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길입니다.
우리 교회의 사역을 어떻게 하나님의 넓은 비전에 맞추어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할 때, 초대 교회를 “예루살렘에서 일루리곤까지 두루” 이끌었던 바로 그 성령께서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한 힘을 주신다는 사실을 기억합시다.
About the Author
Rev. Zachary King is the general secretary of the CRCNA. He is a member of Cascade Fellowship Christian Reformed Church in Grand Rapids, Mi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