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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환경을 세심하게 살피고 이해하면서, 농부는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필요한 것을 제때 채워 줍니다.

고린도전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다 보면, 편지의 중간쯤에서 흐름이 크게 바뀌는 지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고린도전서 7장 1절에서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가 쓴 문제에 대하여 말하면..."

이후 바울은 고린도 교회가 보내온 여러 질문에 하나씩 답합니다. 편지의 나머지 부분에서 “~에 대하여는”이라는 표현을 따라가 보면, 바울이 주제를 옮겨 가며 답하는 흐름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배경을 알고 읽으면 바울의 가르침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린도전서 13장의 유명한 ‘사랑장’도 독립된 가르침이 아니라, 성찬에 합당하게 참여하는 문제를 다루는 더 큰 가르침의 한 부분입니다.)

편지의 후반부는 바울과 고린도 교회 사이에 깊은 신뢰가 있었음을 보여 줍니다. 고린도 교회는 도움이 필요할 때 바울에게 거리낌 없이 조언을 구할 수 있었고, 그를 신뢰할 수 있는 동역자로 여겼습니다.

그렇다면 편지의 전반부는 어떨까요?

바울은 교회가 보내온 질문에 답하기에 앞서, 그들이 묻지 않은 문제들부터 이야기합니다. 그는 공동체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어려움에 대한 소문을 이미 들었습니다. (그중에는 아마 교인들이 바울의 귀에 들어가지 않았으면 했던 일도 있었을 것입니다.) 바울은 그런 문제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먼저 나서서 조언과 격려를 전했으며, 때로는 듣기 힘든 진실도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바울은 이 공동체를 속속들이 알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일반적인 조언을 건넨 것이 아니라, 고린도 교회가 처한 구체적인 현실을 깊이 이해하고, 그 교회가 오랫동안 건강하고 활력 있는 공동체로 세워지기 위해 꼭 필요한 말을 전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서로를 깊이 아는 관계의 아름다움을 봅니다. 고린도 교회는 바울을 신뢰했기에 솔직하게 질문을 나눌 수 있었고, 바울은 그들을 잘 알았기에 필요한 말을 먼저 건넬 수 있었습니다.

저는 교단 안에서 서로를 돕고 함께 사역하는 여러 관계와 구조를 생각할 때마다 이 말씀을 떠올립니다.

집사가 교회와 더 큰 공동체에서 신뢰를 쌓아, 사람들이 필요할 때 지혜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도 그 한 예입니다. 당장의 필요에 응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질문이나 어려움을 안고 있을 때 먼저 도움을 줄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목회자가 하나님의 말씀이 교인들의 삶에 어떻게 뿌리내려 있는지를 깊이 이해하며 설교할 때에도 같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목회자는 성도들을 돌보는 목자이자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조언자가 됩니다.

노회 교회방문단이나 지역 자문목사가 노회 지도자들과 맺는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를 잘 알고 신뢰하기에 어려운 대화에도 기꺼이 함께할 수 있고, 자신들이 보고 들은 것을 바탕으로 염려되는 점이나 격려의 말을 먼저 나눌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관계는 캐나다와 미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의 교회들을 섬기는 교단의 여러 사역에서도 나타납니다. 우리의 바람은 교회들이 다양한 상황을 마주할 때 믿고 찾을 수 있는 동역자이자 든든한 자원이 되는 것입니다. 또한 관계가 충분히 깊어져, 우리가 먼저 나누는 자료와 통찰도 교회들이 신뢰하며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어지는 글들은 씨앗을 심는 일에 관한 것입니다. 그 씨앗 하나하나는 곧 하나의 관계입니다. 농부는 자신의 밭과 가축을 알고, 땅마다 무엇이 필요한지도 압니다. 주변 환경을 세심하게 살피고 이해하면서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필요한 것을 제때 채워 줍니다. 이 글들을 읽을 때, 우리가 함께하는 사역도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깊이 뿌리내린 관계와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일하며, 온 교회가 건강하게 자라도록 돕는 하나의 생태계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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