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저희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죠?”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제 옆에는 양팔에 쌍둥이를 안고 스트레스를 받은 표정의 아내가 서 있었고, 제 팔에는 긴 여행으로 지쳐 우는 아이가 안겨 있었습니다. 제 앞에서는 검시관들이 우리가 체크인 한 짐 15개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었고, 제 오른쪽에는 지나치게 열정적인 공항 수하물 운반 기사들이 허락도 없이 우리의 소중한 기내 수하물을 주차장으로 밀고 가고 있었습니다. 왼쪽에는 우리 여권을 들고 세관 신고서에 대해 알아듣기 힘든 질문을 쏟아 내는 세관 감독관이 있었습니다. 기온은 화씨 100도에 달했고, 그렇게 우리, 미국 이민자 가족은 선교사로서 낯선 땅, 아이티에 도착했습니다.
해외에서의 경험은 저에게 히브리서 11:8-10의 의미를 깊이 이해하게 해주었습니다.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순종하여 장래의 유업으로 받을 땅에 나아갈새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아갔으며 믿음으로 그가 이방의 땅에 있는 것 같이 약속의 땅에 거류하여…이는 그가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지으실 터가 있는 성을 바랐음이라.” 히브리서 저자는 하나님의 백성이 항상 “이방인과 나그네” (13절)였음을 상기시켜 줍니다.
우리의 영적 조상들이 유목민이었듯(신 26:5), 우리도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주 이 땅을 소유한 것처럼 생각하고, 말하며, 행동합니다. 도심의 고층 빌딩 사이에서 살든, 시골의 자갈길 교차로에 살든, 인간은 편안함에 젖어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을 잃기 쉽습니다.
오늘날 북미의 거의 모든 커뮤니티에는 이민자들과 다양한 민족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들을 통해 우리는 영적 이민자로서의 핵심 기독교 정체성을 다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시각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진정 누구인지를 볼 수 있는 거울과 렌즈를 제공하십니다.
저는 아이티의 신자들이 예수님의 문화에 가까운 관점에서 제 신앙과 성경을 경험하게 해 준 것에 감사합니다. 이처럼, 우리 교회의 이민자들과 다양한 배경의 신자들은 우리의 신앙을 강화하고, 책임감을 불러일으키며, 기도와 예배를 통해 하나님과 더 깊은 연결을 맺게 도와줍니다.
기독교인으로서, 우리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은 캐나다인, 미국인, 라티노, 백인, 한국인 또는 다른 어떤 인종이나 국적도 아닙니다. 우리의 첫 번째 정체성은 그리스도인입니다. 주님께서 거룩한 성 예루살렘과 함께 재림하셔서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실 때까지(계21:9-14)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이 땅의 방랑자이자 이방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 세상에 두셨지만 우리는 세상에 속하지 않았습니다(요 17:14-16). 하나님의 새창조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이 땅에 오실 하나님의 나라를 미리 엿보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이민자들과 다양한 배경의 신자들과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우리가 서로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는 법을 배울 때, 복음은 우리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다가옵니다. 이번 달 “Our Shared Ministry(함께 하는 사역)” 기사에서는 우리에게 도전을 주고 신실한 사명과 사역으로 인도하는 다양한 믿음의 동역자들의 이야기를 듣게 될 것입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이웃과 새신자의 문화를 존중하고 관계를 맺어가며 우리 신앙을 나누고, 정의와 화해, 환대를 추구하면서 다양성과 하나됨 안에 자라가도록 부르심 받은 교회와 공동체”가 되자는 우리의 여정 2025의 사역목표를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인도하고 계신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아이티 CRC의 이야기가 다음 페이지에서 특별히 다뤄지는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About the Author
Rev. Zachary King is the general secretary of the CRCNA. He is a member of Cascade Fellowship Christian Reformed Church in Grand Rapids, Mi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