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에 '공감'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발표한 뒤, 온라인상에서 '공감의 죄'에 대한 논쟁이 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논쟁은 페이지 10의 'Big Question' 답변을 쓰는 계기가 되었고, 그 글에서 성경이 지나친 공감보다 부족한 공감이 더 위험하다고 말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이번 사설은 공감과 정의 사이의 관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공감이 정의 실현을 가로막아서는 안 됩니다. 불의의 희생자에 대한 공감은 우리로 하여금 그들을 위해 정의를 추구하게 만들고,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모든 이에 대한 공감은, 정의를 내세워 복수하거나 잔인해지지 않도록 우리 마음을 붙잡아 주어야 합니다.
첫째, 우리는 자연스럽게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공감을 느낍니다. 예를 들어, 괴롭힘의 가해자보다는 피해자에게 공감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집니다. 이러한 공감은 우리로 하여금 정의를 실현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며 그들을 지지하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성경은 가난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돌보시고 그들을 위해 싸우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는 강대한 이집트 제국에서 노예로 억압받던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키셨습니다. 이후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공동체 안의 연약한 이들, 특히 가난한 사람, 과부, 심지어 외국인까지 보호하라는 많은 율법을 주셨습니다. 이스라엘은 자신들 가운데 거주하는 외국인을 보호해야 했습니다. "거류민이 너희의 땅에 거류하여 함께 있거든 너희는 그를 학대하지 말고 너희와 함께 있는 거류민을 너희 중에서 낳은 자 같이 여기며 자기 같이 사랑하라 너희도 애굽 땅에서 거류민이 되었었느니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레 19:33-34).
이스라엘의 왕들도 억압받는 사람들을 보호해야 했습니다. “그가 (왕이) 가난한 백성의 억울함을 풀어 주며 궁핍한 자의 자손을 구원하며 압박하는 자를 꺾으리로다”(시 72:4). 하나님의 예언자들은 사회적 약자들을 돌보지 않는 이스라엘을 자주 꾸짖었습니다. 예를 들어 스가랴 7장 9-10절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만군의 여호와가 이같이 말하여 이르시기를 너희는 진실한 재판을 행하며 서로 인애와 긍휼을 베풀며 과부와 고아와 나그네와 궁핍한 자를 압제하지 말며 서로 해하려고 마음에 도모하지 말라 하였으나”
하지만 괴롭히는 사람들 또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존재이기에, 우리도 그들에게 어느 정도의 공감과 연민을 가져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에 맞서거나 정의를 실현하는 일을 멈춰서는 안 됩니다. 공감은 우리가 정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그것이 복수로 변질되지 않도록 제어해 줍니다. 우리는 괴롭힘에 맞서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이미 쓰러진 가해자를 다시 짓밟아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하면 결국 우리도 괴롭히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성경은 복수에 대해 다음과 같이 경고합니다. “원수를 갚지 말며 동포를 원망하지 말며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나는 여호와이니라”(레 19:18).
공감은 섣불리 판단하기보다 상대를 더 깊이 이해하려는 마음을 갖게 해줍니다. 예를 들어, 피해자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지는 마음이 생기게 합니다.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는 어떤 사연이나 과거의 일이 있었을까요? 피해자가 표적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들이 괴롭힘을 덜 겪도록 하거나, 가해자와의 관계가 달라지도록 돕는 방법은 없을까요? 마찬가지로, 가해자에 대해서도 궁금해할 수 있습니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상처받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괴롭힘을 일삼는 사람들 중에는 과거에 자신이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원수를 사랑하고,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오히려 축복으로 대응하라고 가르칩니다(눅 6:27-28, 벧전 3:9).
이 부르심은 쉽지 않기에 우리는 자주 실패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하나님께서 부르신 대로 공감과 정의를 실천하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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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ao Chong is editor-in-chief of The Banner. He attends Fellowship Christian Reformed Church in Toronto, Ont.
Shiao Chong es el redactor jefe de The Banner. El asiste a Iglesia Comunidad Cristiana Reformada en Toronto, Ont.
시아오 총은 더 배너 (The Banner)의 편집장이다. 온타리오 주 토론토의 펠로우쉽 CRC에 출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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