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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제가 틀릴 수 있겠지만 제 관점이 그래도 유효하다고 믿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호에서 저는 ‘비교문화적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성경’ (2023년 10월호)이라는 글을 게재했습니다. 제 글의 전체적인 핵심은 성경이 쓰여진 당시와 현재 우리의 역사적, 언어적, 문화적 차이를 고려해 볼 때, 성경 해석과 적용에 있어 우리는 조심하고 겸손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요한복음 21장의 예수님과 베드로의 대화가 헬라어에서 영어로 번역하면서 뉘앙스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예를 들었습니다. 본문에 사용된 사랑을 뜻하는 헬라어 단어(아가페와 필로스)를 인용하면서 저는 예수님이 “더 높은 기준의 사랑 (아가페)을 요구하셨지만, 그 당시 베드로는 정직하게도 예수님에 대해 친구같고 형제같은 사랑(필로스)을 가졌다”고 제안했습니다. 또한 저는 예수님이 베드로의 사랑의 수준으로 낮추셔서 세 번째로 다시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실 때 아가페가 아닌 필로스로 물어보셨다는 해석을 냈습니다. 그러나 몇몇 독자들은 제가 여러분을 잘못된 해석으로 호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저는 그 본문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확실히 대다수의 학자들은 제 해석에 반박합니다. 당연히 제가 틀릴 수 있겠지만 제 관점이 그래도 유효하다고 믿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몇몇 학자들은 예수님과 베드로의 대화는 본래 헬라어가 아니라 아람어였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왜냐하면 아람어는 사랑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가 한 가지 밖에 없기 때문에 그 차이가 본래 대화에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이런 패턴과 아가페와 필로스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대화를 보여준 복음서 기자가 헬라어 독자들에게 전달하려고 했던 신학적 통찰은 무엇일까요?” 아람어와 관계없이 요한이 그러한 패턴을 가지고 헬라어로 표현했다는 사실 자체로도 그가 무언가를 전달하고자 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대다수의 학자들은 또한 아가페와 필로스 사이의 의미상 뚜렷한 차이가 없었기에 요한복음은 이 두 단어들을 일반적으로 같이 썼다고 주장합니다.

저는 언어학자도 아니고 지금까지 제 기독교인 인생에서 위의 단어들에 대해 배운 바를 전달하고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제가 왜 요한이, 최소한 이 특정한 본문에서 이 단어들 간의 뉘앙스 차이를 보여준다고 생각하는지 이유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요한복음 21장의 예수님과 베드로의 대화는 예수님이 베드로가 세 번 부인할 것을 예언하신 요한복음 13장에서 시작한 내러티브의 결론입니다. 거기서 예수님은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요 13:34)라고 가르치십니다. 여기서 아가페는 “사랑”의 모든 예에서 사용되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베드로는 예수님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겠다고 선포합니다. 문맥상 베드로가 아가페를 희생적인 요소를 가진 개념으로 이해했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수님은 베드로가 앞으로 부인할 것을 예언하시며 그가 말하는 희생적인 사랑에 의문을 던졌습니다.

그러고 나서 계속되는 말씀 중에 예수님은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 (요 15:13)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구절과 바로 그 바로 뒤의 맥락에서 “사랑”의 모든 예들 또한 아가페로 해석됩니다. 더 나아가 요한복음 21장에서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내 양을 먹이고 돌보라고 명령하셨을 때 예수님은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선한 목자를 암시하고 계셨습니다(요 10:11).

그러므로 저는 요한이 아가페를 사용한 성경 본문을 통해서, 최소한 이야기의 전개에서, 희생적인 사랑을 뜻했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덧붙일 수 있겠지만 지면의 한계로 이만 줄이겠습니다.

이것은 성경의 권위를 존중하고 타당한 이유를 가진 선의의 기독교인들이 같은 구절에 대해 신념을 갖고 서로 다른 해석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한 가지 예일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겸손한 자세로 자신의 견해를 견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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